[Verleugnung]의 글188 토이 - 우리가 사랑한 장난감들 최근 본 다큐 중 가장 재미있었다. 참신하다 못해 중요한 기획이라고 생각한다. 장난감은 언제나 소홀한 취급을 받는다. 어린이 동화가 받는 취급과 비슷하다. 우리는 그것 없이 성장할 수 없었지만, 성인이 된 누구도 그것을 진지하게 다루지 않는다. 다시 말해 그것이 갖는 주관적인 가치, 그것이 우리들의 기억과 정체성의 형성에 기여했을 그런 요소들의 '무게'에 대해서는 진지한 토의가 이뤄지지 않는 것이다. 물론 개인적인 차원에서는 주관적인 탐구가 더러 진행되기도 한다. 가령 정신치료 세션에서 우리는 종종 되묻는다. '엄마가 생일에 그 장난감을 사주셨지', '내가 상을 타오니 아빠가 그 장난감을 사주셨지'... 라고 말이다. 그러나 우리는 정작 중요한 질문을 제기해본 적이 없다. 가령 그 장난감이 나에게 어떤 .. 2021. 10. 18. 위클리 논문 리뷰 : <Kittens in the Clinical Space: ExpandingSubjectivity through Dense Temporalities of Interspecies Transcorporeal Becoming>, Katie Gentile 앞으로 일주일에 1-2편 개인적으로 관심 있는 논문을 리뷰해서 올려보려고 한다. 이렇게 게시라도 해야 스스로 채찍질이 될 것 같음... 위클리 논문 리뷰 : , Katie Gentile - 요즘 신유물론이다 포스트 휴머니즘이다 뭐다 이런 의견이 많은데 정신분석학에 그런 것을 적용해보면 좋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그래서 이런 것과 관련된 논문을 앞으로 리뷰해보고자 한다. 이 논문도 그런 맥락 속에 있는 논문. - 저자인 Katie Gentile라는 사람이 여성 분석학자인데 자기가 보는 Latrice라는 라티노 여성 환자에 대해 이야기한다. 과거 어머니에게 학대를 받고 살았던 여성으로, 감정조절이 어려운 사람이다. 얼마 전부터 고양이를 입양하고 싶다고 생각하게 됐고 이걸 저자에게 이야기했는데, 저자는 .. 2021. 10. 18. 서평 : <프로이트 I - 정신의 지도를 그리다>, 피터 게이 세상에는 굉장히 매끄럽고 우아하게 작동하지만, 그것의 배후 즉 작동방식이나 기원이 잘 밝혀지지 않은 것들이 많다. 가령 우리는 우아한 레스토랑에서 고급스러운 스테이크를 먹으면서도 사실은 그 고기가 잔혹한 방식으로 살해당했을지도 모른다는 사실을 알아채지 못한다. 아니, 어쩌면 알려 고 하지 않는다고도 볼 수 있겠다. 이런 일은 사상사에서도 흔히 나타난다. 특정 학파의 사상이라는 것은 시간이 지날수록 더 정교해지고, 고급스러워지고, 또 권위도 더 생기는 법이지만, 실제 그것이 탄생했던 맥락과 배경은 점차 잊혀지기 마련이다. 는 프로이트 사상의 배후를 그린 책이다. 저자인 피터 게이는 사상사 연구로 유명한 미국의 대학교수. 그런데 후에 분석가 훈련까지 받았다고 한다. 사상 자체에 대한 지식 뿐 아니라 역사적 .. 2021. 10. 16. 내러티브를 읽는 능력 경험이 많이 쌓인다는 것은 그 바닥의 내러티브를 잘 읽게 된다는 것과 같다. 건축일을 오래 하는 사람은 집의 대강만 살펴보고도, 영화를 많이 찍어본 사람은 남이 만든 영화를 대충 훑어보고도 작품에 내재된 대강의 구조를 금새 파악할 수 있지 않은가. 정신과 의사의 일에도 비슷한 데가 있다. 얼마 전부터 분석가 과정에 입문하기 위한 심층 수련을 받기 시작했는데, 수련 동기 중 한 명이 환자 케이스를 발표해야 하는 일이 있었다. 그는 우리가 전공의 시절 곧잘 그랬던 것처럼 환자의 동의를 받아 면담 내용을 녹취한 후 그 내용에 기반해 스크립트를 작성해왔다. 근데 우리는 그 일로 수퍼바이저에게 꾸지람을 들었다. 수퍼바이저 말씀에 따르면 녹음이라는 행위는 치료자와 내담자의 내밀한 관계에 제3자가 끼어드는 느낌을 주.. 2021. 10. 6. 이전 1 2 3 4 5 6 7 ··· 47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