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Verleugnung]의 글/별 걸 다 리뷰

토이 - 우리가 사랑한 장난감들

by 자급자족 프로닥숀 2021. 10. 18.

최근 본 다큐 중 가장 재미있었다. 참신하다 못해 중요한 기획이라고 생각한다. 장난감은 언제나 소홀한 취급을 받는다. 어린이 동화가 받는 취급과 비슷하다. 우리는 그것 없이 성장할 수 없었지만, 성인이 된 누구도 그것을 진지하게 다루지 않는다. 다시 말해 그것이 갖는 주관적인 가치, 그것이 우리들의 기억과 정체성의 형성에 기여했을 그런 요소들의 '무게'에 대해서는 진지한 토의가 이뤄지지 않는 것이다.

 

물론 개인적인 차원에서는 주관적인 탐구가 더러 진행되기도 한다. 가령 정신치료 세션에서 우리는 종종 되묻는다. '엄마가 생일에 그 장난감을 사주셨지', '내가 상을 타오니 아빠가 그 장난감을 사주셨지'... 라고 말이다. 그러나 우리는 정작 중요한 질문을 제기해본 적이 없다. 가령 그 장난감이 나에게 어떤 존재인지, 그것이 나의 세계에서, 인간의 세계에서 갖는 존재론적 지위가 무엇인지 말이다.

 

이 다큐는 소비자였던 8-90년대 키드들의 회고와, 그것의 생산에 기여했던 기념비적 인물들과의 인터뷰를 통해 이 부분을 '열어밝혀'준다. <토이스토리>를 볼 때 그랬던 것처럼, 가끔씩 눈물이 찔금하는 나 자신을 보다가 소스라치게 놀란다.

 

추가 : 개인적으로 왜 배트맨 시리즈가 안 나오나 궁금함...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