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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erleugnung]의 글188

[별 걸 다 리뷰] 영화리뷰 - 멜랑콜리아 2 3. 멜랑콜리아에 대한 양가적 감정 우리는 거대한 자연물을 접할 때 경외와 공포의 이중적 감상을 지니게 된다. 그리고 그러한 감상은 일종의 숭고함을 불러일으키곤 한다. 숭고함에 대한 정의는 사실 굉장히 복잡한 개념적 이해를 필요로 하지만, 필자는 그만큼 깊은 지식을 갖추고 있지 못하므로 여기서는 그저 단순하고 피상적인 의미에서의 숭고를 이야기 하고자 한다. 이처럼 (피상적인 의미에서의) 숭고한 대상을 마주할 때 인간 군상은 양가적인 태도를 갖게 되는 것 같은데, 이러한 태도는 행성 멜랑콜리아를 대하는 극중 인물들에서도 극명하게 드러난다. 클레어는 행성의 파괴적인 측면에 집중하여 비교적 종말론적인 입장을 취함에 반해 남편 존은 그것이 갖고 있는 장엄함 혹은 아름다움 같은 것에 집중하는 경향을 보인다. 주변.. 2013. 6. 28.
[별 걸 다 리뷰] 영화리뷰 - 멜랑콜리아 1 1. 천하의 몹쓸 년, 저스틴 영화는 초반부터 대단히도 묵시론적인 시퀀스를 선사한다. 흡사 참새 닮은 조류 몇 마리가 봄날 벚꽃 잎 마냥 흐드러지게 떨궈지는 석양 배경아래 커스틴 던스트의 흐리멍텅한? 눈빛이 보인다. 천하장사도 못 드는 풀이 눈꺼풀이라고 했던가? 그녀는 제대로 눈을 뜨지도 못하고 있는데, 그래서 그런지 양안이 채 절반도 드러나지가 않아 시선을 제대로 파악하기가 더 어려워진다. 게다가 머리칼은 1교시 수업 출석부 호명 전에 간신히 도착한 어느 여대생의 그것마냥 제대로 마르지도 않은 채 그야말로 축 걸쳐져 있어 시선의 흐리멍텅함을 더욱 돋보이게 해준다. 저 눈은 도대체 어디를 보고 있는 것인가? 분명 나를 보는 건 아니다. 내 오른쪽 어깨 너머 어딘가를 응시하는 것 같다. 하지만 초점은 물체.. 2013. 6. 27.
[별 걸 다 리뷰] - 버거킹 와일드 웨스트 와퍼 (2011.04.17) 필자가 어떤 사람인지 잘 아는 사람들은 알겠지만, 본인은 사실 본태적으로 맥도날드 추종자다 맥도날드 버거만이 가지고 있는 그 특유의 싸구려 패티 맛. 그래서 사실 작년까지만 해도 본인은 맥도날드 이외의 다른 버거집들에는 눈길조차 주지 않았던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맥도날드의 존재 유무가 곧 해당 시가지의 세계화 정도를 나타내는 이 시대에 아직까지도 굳건히 반세계화적 태도를 고수하고 있는 자랑스러운 회기동의 주민으로서 본인은 버거킹의 소비자로 노선을 갈아타도록, 더 나아가 취향의 전도를 강요받게 되었고 소위 강요된 선택에 의해 버거킹의 수요자로 전향한 본인은 (비록 관계의 출발이 강요에 기인한 것이긴 해도) 시간이 지남에 따라 버거킹의 버거만이 갖는 오묘한 신비를 느끼게 되었다. 강현우씨의 말에 따르자면,.. 2013. 6. 27.
[철학] 판단력 비판 해제 - TV속 수지를 바라보고 있는 한 장년 남성의 관점을 중심으로 1. 이론이성과 실천이성을 매개하는 능력으로서의 판단력 해가 내리쬐는 뜨거운 여름날, 삐그덕 거리며 돌아가고 있는 선풍기의 바람을 맞으며, 여기저기 구멍 뚫린 민소매를 입고 있는 한 장년 남성이 TV를 응시하고 있다. 장년 남성 조씨는 무직자다. 그에게는 TV가 유일한 친구다. 지금 TV에서는 만인의 연인 수지가 나오고 있다. 그리고 우리는 바로 지금 조씨가 수지라는 존재를 감상하고 있는 동안 그의 내부에서 일어나는 일련의 미적 판단의 과정들을 분석해보고자 한다. "수지!!! 나의 수지!!!" - by 장년 남성 조씨 수지를 바라보는 조씨의 내부에서 우리는 인간의 두가지 기본적인 심성능력을 발견할 수 있다. ‘지각’과 ‘욕구’가 바로 것이다. 그는 그의 감각기관을 통해 수지라는 존재를 지각하고 있다. 또.. 2013. 6. 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