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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erleugnung]의 글188

[일기] 독일 관념론 철학 '독일 관념론'이라는 책을 샀다. 칸트 이후 헤겔까지 이어져오는 사상사를 요약한 책이다. (그리고 그 요약은 약 950페이지에 달한다.) 이전에 수환이와 '정신현상학 강독'을 실시한 적이 있었다. 약 3주 가량 지속된 것으로 기억한다. 막연히 헤겔이라는 대가에 대해 제대로 알고 싶다는 생각에, 그리고 하나의 철학자에 대해 공부하려면 그가 쓴 원전에 충실한 방법을 따르는 게 좋겠다는 생각에 무작정 '정신현상학'을 펼쳐들었던 것이다. 물론 우리는 3주만에 포기하고 말았다. 헤겔을 알기 위해서는 칸트를 알아야 하고, 칸트의 뒤를 이어서 등장하게 되는 피히테와 셸링 등등에 대한 지식을 함께 갖추어야 한다. 이처럼 전체적인 맥락에 대한 지식의 필요성은 이 책의 서문에서도 강조되고 있지 않은가? "개별적인 철학자들.. 2013. 11. 20.
[철학] 연구1 – 추상적 욕구와 물리적으로 재현된 욕구 욕망의 구조에 있어 우리가 간파해야 할 점. 욕망은 항상 충족되지 않는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욕망이 항상 충족되지 않는다는 사실이 아니다. 욕망이 충족되지 않음으로 인해 야기되는 것들이 무엇인가가 더 중요하다. 두 가지를 분류해야 한다. 추상적 욕망과 물리적으로 재현/충족된 욕구 (여기서 '충족'은 '완전한 충족'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충족'이라는 단어는 '충족하고자 하는 의도'를 의미하는 것이 더 적절하다) 추상적 욕망은 머리 속에 떠오르는 욕망이다. 이를테면 '나는 물을 마시고 싶다' 하지만 욕망은 언제나 신체와 연계되어 있고, 신체적인 것을 매개로 해서만 충족이 될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욕망이 충족되기 위해 신체적인 것을 매개로 할 수 밖에 없다. 이를 테면 '목이 마르다'라는 욕구를 충.. 2013. 9. 25.
[별걸 다 리뷰] 영화 – 테이크 쉘터 (Take Shelter) (스포일러 주의) 이 영화를 직접 보고 싶은 사람은 아래의 글을 읽지 말길 바란다. 하지만 그냥 글로 이 영화의 내용을 미리 '보아버려도' 괜찮을 것 같다는 사람은 읽어도 좋다. [줄거리] 커티스는 지방 소도시에 살고 있는 토목 기사다. 그에게는 아내 사만다와 딸 해나가 있다. 딸은 어릴 적부터 청각 장애를 앓고 있다. 소리를 듣지 못하는 딸을 위해 커티스와 그의 아내 사만다는 딸의 손을 잡고 틈틈이 수화를 배우러 다닌다. 커티스와 사만다는 해나에게 일상의 사물들을 수화로 설명해주곤 한다. "이건 빵이야. 이 빵 맛이 있니? (손으로 빵을 가리킨 후 입가를 가리키면서)" 창 밖으로 천둥 번개를 동반한 비바람이 몰아치는 것을 보고 사만다는 딸에게 말한다. (두 손을 둥글게 말아 마주보게 한 뒤 빙글빙글 돌.. 2013. 9. 9.
[일기] 2013년 8월 22일 종호 형이나 나를 비롯한 '이런 부류'의 사람들은 어떤 측면에서 의사들이 멍청하다고 이야기하곤 한다. "에이 의사 별거 없어. 아무나 해" 라거나, "나 이거 되려고 그렇게 열심히 공부한 것도 아니야"라는 말을 하려고 하는 건 아니니 미리 거부감을 가질 필요는 없다. 물론 의사들은 머리가 좋다. 머리가 좋지 않고서 그렇게 많은 양의 지식을 단기간에 습득하고, 또 기억하기는 힘들다. 그렇지만 우리는 종종 밤 하늘의 별만큼이나 다채로운 지성의 능력을 '머리'라는 단어 속에 강제로 구겨 넣어 버리곤 하는 것이다. 그들이 머리가 좋은 건 맞지만, 그 머리에 속하는 지성의 능력은 극히 제한적인 것에 국한된다. 그리고 종호 형이나 나와 같은, 그 '제한적인 것'에 속하지 않은 다른 능력들을 동경하고 탐하는 사람들에.. 2013. 8. 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