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관념론'이라는 책을 샀다.
칸트 이후 헤겔까지 이어져오는 사상사를 요약한 책이다. (그리고 그 요약은 약 950페이지에 달한다.)
이전에 수환이와 '정신현상학 강독'을 실시한 적이 있었다. 약 3주 가량 지속된 것으로 기억한다.
막연히 헤겔이라는 대가에 대해 제대로 알고 싶다는 생각에, 그리고 하나의 철학자에 대해 공부하려면 그가 쓴 원전에 충실한 방법을 따르는 게 좋겠다는 생각에 무작정 '정신현상학'을 펼쳐들었던 것이다.
물론 우리는 3주만에 포기하고 말았다.
헤겔을 알기 위해서는 칸트를 알아야 하고, 칸트의 뒤를 이어서 등장하게 되는 피히테와 셸링 등등에 대한 지식을 함께 갖추어야 한다. 이처럼 전체적인 맥락에 대한 지식의 필요성은 이 책의 서문에서도 강조되고 있지 않은가?
"개별적인 철학자들의 발전은 이러한 전체의 노선에서 서로 여러 겹으로 교차하고 또 서로 제약하는 다양한 일련의 단계들을 나타낸다. 우리는 여기서 개별자들의 활동을 시간상으로는 서로 분리시킬 수 없다. ...... 개별적인 철학자들은 그들의 발전에서 상호 관계 없이는 이해될 수 없다. 한 사람의 계속적인 발전은 이 발전을 서술함에 있어서는 맨 먼저 가장 가까운 사람을 따르게 됨을 언제나 어느 정도 전제한다."
말하자면, 나로서는 독일 관념론 사조를 다루고 있으면서 동시에 다음과 같은 조건을 구비하고 있는 책들을 찾아보기 시작했고, 이 책이야 말로 이러한 조건을 구비하고 있다고 생각하게 되었다.
1. 피히테, 셸링, 헤겔의 사상에 대해 비교적 자세히 다루고 있을 것. 특히나, 주로 헤겔의 사상을 제대로 이해하기 위한 방편으로서 피히테와 셸링을 다루고 있을 것. --> 주지했듯이 이 책의 분량은 950페이지에 달한다.
2. 헤겔의 사상에 대해 전반적인 부분을 다루고 있을 것. 특히, '정신현상학' 뿐만 아니라, '논리학'에 대한 부분도 제대로 다루고 있을 것. --> 이 책은 헤겔 철학의 전반 개념에 약 90페이지, 정신현상학에 약 100페이지, 논리학에 약 200페이지, 그 외 법철학, 역사철학, 미학 등에 약 150페이지를 할당하고 있다.
아쉬운 것은, 이 책에서 칸트에 대한 부분은 다루고 있지 않다는 것이다. 아마 칸트까지 다뤘다면, 책의 분량이 2000페이지 정도에 달하지 않았을까 생각해본다.
칸트에 대한 부분은 백종현 교수 역의 원전들을 통해 시간 날때마다 공부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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