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은 프랑스어를 공부하고 있다. 나중에 프랑스 원서를 읽기 위한 대비책으로 공부하고 있는 셈이다. 다 굳어진 뇌를 사용해 새로운 언어를 배우자니 대단히 잣같은 느낌이 드는 바이다.
공부하는 도중에 x발 x발 하고 중간중간 나도 모르게 욕이 튀어나온다. 지금까지 통계를 내 본 결과, 약 십 분에 한번 꼴로 튀어나오는 것 같은데, 어쩔 때 보면 뚜렛 증후군 환자같다. (예전에 티비에서 자기도 모르게 입 밖으로 욕이 튀어나와서 군대를 면제받고자 했던 청년을 기억하는가? 그런 것의 일종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예전에 한 지인이 말하길, 프랑스 여자들은 잠자리에서 남자들에게 인기가 좋단다. 왜냐고 물었더니 자꾸만 '앙 앙' 거려서란다...
[그 때부터 프랑스 여인에 대한 이미지는 이런 식으로 굳혀졌었다...]
소위 '앙 앙' 거림이라는 것은 프랑스어의 특징을 가장 잘 나타내주는 발음이라고 볼 수 가 있는데, 이게 나를 이토록 괴롭힐 거라고는 생각도 못했다.
최근에 가장 어렵다고 생각하는 발음은, 발음기호로 보자면 [ɛ̃] 발음이다. 이 발음이 포함된 단어로, 가장 유명한 예는 '파리지엥'이 있다. 흔히들 책이나 방송에서 파리지엥, 파리지엥 하는 것을 볼 수 가 있다. 근데 문제는 이 마지막 부분을 '엥'으로 읽으면 안된다는거다. 네이버 사전에서 (참고 : http://frdic.naver.com/fkEntry.nhn?entryNO=50137&query=parisien) 이 단어의 발음을 들어보면, '엥' 보다는 '앙'에 가깝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래서 나는 지금까지 이 발음을 '앙'으로 발음해 왔었다. 그런데 아무래도 이 발음이 단순히 '앙'은 아닌 것만 같아서, 더 심오한 특징이 있을 것만 같아서 유튜브에서 직접 동영상을 찾아보았다. 그래, 역시나 그것은 단순히 '앙' 발음이 아니었다.
이 발음이 얼마나 잣같은지 직접 경험해보고 싶다면, 아래 동영상을 보고 한번 따라해보자.
http://www.youtube.com/watch?v=dItB-rz3Me8
정리하자면, 이 발음은 '앙'도 아니고 '엥'도 아니고 '에'도 아닌 그 중간쯤에 위치한 애매모호한 모양을 취하고 있는 것이다. 혀를 조금만 잘못 움직여도 단순한 '앙'이 되어버리고, 또 거기서 조금만 움직이면 '엥'이 되어버린다. 콧소리도 너무 많이 들어가면 안된다. 적절히 비강이 울리도록 해야만 한다.
이것도 저것도 아닌 애매한 상태에서 줄타기를 해야만 하는 이 발음 형식 때문에 요즘 적잖이 스트레스를 앓고 있다. x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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