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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erleugnung]의 글/철학적 단상들

자화상

by 자급자족 프로닥숀 2021. 3. 19.

자화상

 

자화상을 그린다 하면 자신의 얼굴의 재현물을 그리기 마련이다. 나의 실재를 담기 위해 나의 거울상을 그려내는 것이다. 이런 경우 나의 얼굴에 도달한 빛이 한 차례 거울에 가 닿고, 다시 거울에서 반사된 빛이 그림으로 옮겨지는 식의 이중의 반사 과정이 관여될 수밖에 없다. 그렇지만 나의 실재함이 꼭 나의 거울상으로서만 표현되어야 하는 것일까? 가령 나는 나의 시선이 바라보는 세계, 나의 시선이 구성하고 있는 세계 그 자체를 캔버스 위해 그려냄으로써 나의 자화상을 구성할 수는 없는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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