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 병동과 성인 병동의 차이점을 열거하자면 이루 헤아릴 수 없을 정도겠지만, 그 중 하나로 '모방'을 들 수 있겠다. 청소년들로 구성된 병동에서는 한 명의 청소년에게서 시작된 어떤 행위, 언표, 표현과 같은 것들이 삽시간에 모든 곳으로 퍼져나간다. 부모들의 주요 민원 중 하나가 "우리 애가 입원을 하고 나서 오히려 자해하는 걸 배워왔다"인 이유가 여기에 있다. 그런데 이 모방을 어떻게 바라볼 것인가 하는 문제는 아직 구체적으로 논의되고 있지 않다. 우리는 기껏해야 이런 모방과 확산을 '전염'이라는 용어로 묶어냄으로써 방지해야 할 악덕의 하나로 규정하는데 그치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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