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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환]의 글12

레퀴엠 단평 미망인, 그리고 마약사업을 하는 미망인의 아들, 그리고 그의 친구들이 마약으로 찌들어 타락해가는 군상을 그려낸다. 그들 각자는 각자의 꿈이 있었다. 미망인 사라는 다이어트를 해 티비쇼에 나가는 것, 해리와 그 친구들은 성공에 대한 막연한 기대를 가지고 있었다. 그들의 현실은 모두 좋지 않았는데 그러한 현실에서 벗어나고자 약을 가까이 한다. 그들은 그들의 꿈에 점차 가까이 다가가는 것 처럼 보였으나 나중에는 약이 삶을 완전히 지배해버린다. 모든 관계는 파괴되고 예전과 달리 꿈을 꿀 수 조차 없는 상태로 타락해 버린다. 트레인스포팅은 마약중독을 조금 유쾌하게 그려냈다고 한다면 레퀴엠은 그 반대에 서 있다. 주인공 4명이 경험하는 불쾌하고 찌들은 느낌은 영상을 통해 그대로 전해진다. 이 영화의 매력은 이런 계.. 2013. 10. 4.
[출발! 다운로드 여행] 더 헌트/ 다수가 믿는게 진실 오늘도 주말활용의 방향성을 상실한 채 동네를 어슬렁 거리고 있었는데, 교회에서 나오는 여학생들이 이병헌에 대한 비난을 늘어놓는 것을 들었다. 다행히 소변에 관련된 얘기는 아니였고, 이병헌이 여자들 외모로 등급을 나눈다더라 어쩐다더라 이민정이 아깝다라는 얘기들로 깔깔깔깔 '더 헌트' 봄. 영화는 소문을 믿음으로써 피해자가 어떻게 만들어지는지, 또한 그 소문에 대한 맹신이 어떻게 이루어지는지를 보여준다. 클라라는 루카스의 친한 친구의 딸이다. 루카스는 그런 클라라의 유치원 선생님이기도 한데, 어느 날 클라라는 유치원 원장선생님에게 루카스가 자신의 막대기를 보여주었다고 말한다. 유치원 원장은 거의 부녀회회장급의 소문전달력을 가진 중심인물이기에 진위가 확정되지 않은 소문은 급속도로 확산되게 되고, 루카스는 직장.. 2013. 8. 29.
[뭔 얘긴지 나도 몰라] 기억의 재구성 지금보다 더욱 진지하고 생각이 많던 중학교 때의 나는, '왜 친구들은 각자가 다른 특성의 자아를 가지고 있는가'에 대하여 궁금했었다. 물론 부모님의 영향, 경제사정, 기타등등 다양한 영향들이 한 사람의 특성에 영향을 미쳤겠지만 그 꼬꼬마 중딩이 나름 독자적으로 내린 결론은, '녀석들은 티비를 보기 때문에' 였다. 티비를 보면서 다양한 인물 성격과 행동들을 보게되고 자신에게 어울리는 혹은 자신이 좋아하는 역할들을 자신의 특성으로 흡수하게 된다고 생각했다. 우리 모두가 관상쟁이는 아니지만, 옳든 그르든 어느정도는 상대의 인상을 보고 어떤 사람인지 유추하고 대강의 분류를 해놓곤 한다. 재미없다/ 재미있다 , 따뜻하다/ 차갑다 등등. 우리는 하루에 수많은 얼굴들을 보지만 두 가지 분류로 나눠 볼 수 있었을 것이.. 2013. 8. 12.
송승헌의 눈물 연기를 연습하자 모두들 잘 알고 있 듯, 집 밖에 나가는 순간부터 타인을 대하는 매 순간순간마다 우리는 각기 다른 마스크를 쓴다. 나 같은 경우 손윗사람의 시덥잖은 농담에 히엑히엑 하는 괴이한 웃음소리로 정적을 메꾸곤 하는데, 상대 역시 내가 가식임을 인지 하고 있겠지만 우리는 그 괴이한 웃음소리로 정적을 메꿀 것을 합의한다. 그 누가 되었든 간에. 앞서 말한 상대의 마스크를 읽어내는 것에 우린 큰 어려움을 느끼지 않는다. 생활에서 맞닿게 되는 흔한 클리셰나 다이얼로그스러운 아주 전형적인 대화에서 뻔한 리액션을 주고 받는다. 우리는 그런 상황들을 수백번 반복 학습해 왔고 어느 것이 적절하고 무난한 리액션인지 정확히 알고 있다. 따라서 내가 그 리액션을 행하든 상대가 그 리액션을 행하든간에, 그것이 어떠한 법칙에 의한 주.. 2013. 7. 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