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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퀴엠 단평

by 자급자족 프로닥숀 2013. 10. 4.
 미망인, 그리고 마약사업을 하는 미망인의 아들, 그리고 그의 친구들이 마약으로 찌들어 타락해가는 군상을 그려낸다.  그들 각자는 각자의 꿈이 있었다. 미망인 사라는 다이어트를 해 티비쇼에 나가는 것, 해리와 그 친구들은 성공에 대한 막연한 기대를 가지고 있었다. 그들의 현실은 모두 좋지 않았는데 그러한 현실에서 벗어나고자 약을 가까이 한다. 그들은 그들의 꿈에 점차 가까이 다가가는 것 처럼 보였으나 나중에는 약이 삶을 완전히 지배해버린다. 모든 관계는 파괴되고 예전과 달리 꿈을 꿀 수 조차 없는 상태로 타락해 버린다.

 트레인스포팅은 마약중독을 조금 유쾌하게 그려냈다고 한다면 레퀴엠은 그 반대에 서 있다. 주인공 4명이 경험하는 불쾌하고 찌들은 느낌은 영상을 통해 그대로 전해진다. 

 이 영화의 매력은 이런 계몽적이고 국가적 캠페인스러운 내용을 섬세하게 가져간다는 것이다. 주인공 둘의 대화에 있어서 화면분할을 하거나(500일의 썸머에서도 이러한 기법이 재미있게 쓰인 바 있다) 비단 약물 뿐만이 아니라 티비와 같은 중독적인 것들을 주인공이 사용할 때 그것은 반복적이게 드러낸다. 그러한 효과는 마치 컨베이어벨트 앞에서의 단순노동을 할 때의 소리 같아서 멍하게 보면서도 귀에 익는 중독의 느낌을 효과적이게 전달하고 있다. 

처절함과 타락에 대하여 이렇게 정확히 적나라하게 표현했던 영화가 있었을까. 엘렌버스틴의 연기와 음악에 대해서는 말할 필요도 없다. 


* 레퀴엠 엔딩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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