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에서 처음으로 맞는 아침. 이제 타국에서의 여행이 익숙해졌는지 슬슬 기상 시간이 늦어지고 있다.
전날 밤 잘생긴 청년이 안내해 준대로 로비 쪽으로 가보니 식당이 마련돼 있었다. 나는 하루 여행 일정을 짜기 위해 지도와 여행책을 들고 식당으로 향했다.
그 날 내가 먹은 아침의 구성. 전에 먹어왔던 아침 식사들과 별반 다르지 않다. 다른 점이 있다면, 저렇게 길다란 모양의 '비엔나 소시지'가 포함돼 있다는 것. 그렇다. 난 비엔나에서 비엔나 소시지 먹어본 남자다.
빵 옆에는 역시나 버터와 마가린이 널부러져 있다. 그런데 뭔가 특이한 것이 눈에 띄었다. 이건 뭘까. 읽어보니 Liver Spread 란다. 간이라... 이걸 빵에다가 발라먹는다는 건가?
뚜껑을 열어보니 왠 스팸같은 것이 담겨 있다. 색깔은 딱 스팸의 그것이다. 굳기는 필라델피아 크림치즈 정도의 굳기랄까. 나름 맛있어 보이길래 빵에 발라서 먹어봤는데... 제기랄. 내 입맛에는 맞지 않았다. 아니, 대부분의 한국인 입맞에는 그다지 맞지 않을 것 같다. 맛을 굳이 표현하자면... 우리가 순대집에서 먹는 간의 풍미에 햄의 풍미가 살짝 더해져 있다고 보면 된다.
다음 날 탈 야간열차의 표를 인쇄해야 했던 나는 관리자 청년을 찾기 시작했다. 청년은 빈 방을 청소하고 있었다. 잠에서 일어난 지 얼마 되지 않았는지 청년의 머리 여기 저기에는 까치집이 지어져 있었다. 그런데 딱히 지저분하다는 느낌이 들지 않았다. 여기서 궁금한 점 - 어째서 금발 백인들은 머리가 부시시해도 별로 지저분해 보이지 않는 걸까? 색깔의 효과인 걸까? 아님 단지 나의 선입견인 걸까? 나는 하루만 머리를 감지 않아도 노상의 거지꼴이 되어버리는데. 젠장.
기차표를 인쇄한 뒤 숙소를 나섰다. 오늘의 첫 목적지는 프로이트 박물관이다. 그런데 집을 나서니 다시 난관의 시작이다. 빈에서는 대체 어떻게 버스를 타야 한담. 일단은 비엔나 라는 검색어로 어플을 찾기 시작했다. 빈의 대중교통 안내와 관련된 어플을 다운 받고 나서 검색을 해보니 숙소 바로 앞에서 전차를 타면 된단다. 그런데 아무리 사방을 둘러봐도 정류장 같이 생겨 먹은 것이 없다. 다만 한 무리의 사람들이 무언가를 기다리는 듯 한 장소에 줄을 지어 서 있다. 아 저기에서 전차를 타는 건가 보군. 사람들 옆에 가서 슬쩍 서본다. 역시나 전차를 기다리는 사람들의 줄이 맞는 것 같다.
빈의 날씨는 무척이나 맑았다. 바람이 조금 불긴 하지만, 구름이 별로 없어 햇볕이 그대로 내려와 얼굴을 내리쳤다. 원래 빈의 날씨가 이런 건지는 모르겠지만, 아무튼 내가 있는 동안의 빈의 날씨는 굉장히 화창했다. 독일의 그것과 극명하게 대비될 정도였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거리가 굉장히 깨끗했다. 건물이 오래된 정도는 독일이나 별반 다르지 않은 것 같았는데, 뭐랄까... 좀 더 관리가 잘 되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 전차를 타고 어플이 가르쳐준 대로 어떤 정류장에 내렸다. 구글맵에 따르면 이 근처에 프로이트 공원이 있고, 그걸 끼고 돌아가면 박물관으로 향하는 길이 나온단다. 폰에 내장된 자이로스콥을 이용해서 방향을 찾아보려고 노력했으나, 기기가 망가졌는지 계속 엉뚱한 방향을 가리켰다. 방향을 못찾아서 한 15분 정도를 헤맨 것 같다.
일전에 어느 여행기에서 읽기로, 빈의 거리 여기저기에는 말똥들이 많이 떨어져 있단다. 어떨 때는 악취가 너무 심해서 인상을 찌푸리게 만들 정도란다. 하지만 내가 빈에 있는 동안은 말똥을 그리 많이 접견하지 못했다. 프로이트 공원 앞쪽 횡단보도에서 한 무더기 (정말로 무더기다)의 똥덩어리들을 발견한 것 외에는...
프로이트 공원 옆에 그럴싸한 성당이 하나 지어져 있다. 이름은 뭔지 모르겠다.
공원에서 사람들이 한가롭게 풀을 뜯고... 아니 피크닉을 즐기고 있었다. 잔디밭이 엄청나게 깨끗하다 뭐 이런 느낌까지는 못받았다. 그냥 깔끔한 공터같은 느낌이랄까.
약 10분 정도 걸어가 코너를 돌고 나니 저어 멀리 프로이트 박물관의 간판이 보이기 시작했다.
박물관으로 가는 길에 주변 건물들의 명패들을 보고는 뭔 놈의 닥터들이 이렇게 많은가 해서 자세히 살펴보니Psychotherapie 라고 써 있다. 실제 임상가들의 사무실이 이 거리를 점령하고 있는 것 같았다. 프로이트의 흔적이 묻어 있는 이 거리에서 임상가로서의 삶을 영위한다는 건 어떤 기분일까? 갑자기 그들이 부러워졌다.
프로이트 박물관
드디어 프로이트 박물관에 도착. 말이 박물관이지 그냥 사무실 건물 같이 생겼다. 간판도 조그마해서 잘못하면 그냥 지나치기가 쉽다. 빈에 와서 느낀거지만, 이 도시에는 지저분한 간판들이 없어서 참 좋다. 어떤 사람들은 다양한 간판들이 걸려 있는 한국의 상점가를 보면서 그게 '다채로움의 미'다 뭐다 하는데, 난 솔직히 간판 같은 걸 안 다는 게 더 예쁜 것 같다.
박물관으로 올라가는 길. 프로이트의 연표가 붙어 있다.
프로이트 박물관에서 가장 처음 들어가게 되는 방. 프로이트가 집무할 당시의 모습 그대로를 재현해 놓았다고 한다.
환자들은 이 문을 통해 방으로 들어와 대기실에서 자기 차례를 기다렸다고 한다.
고전 문학이나 신화 등에 관심이 많았던 프로이트. 그는 말년에 로마나 그리스를 자주 방문했다고 한다. 이 박물관에는 그가 여행했을 당시 수집했던 물품들이나 그가 썼던 편지 등이 많이 전시돼 있다. 이 박물관의 기본 테마는 말하자면 <프로이트와 그의 여행기> 쯤 되겠다. 위 사진에서도 보듯이 박물관 곳곳에는 그가 로마 등의 국가를 여행하면서 수집했던 전리품(?)들이 전시돼 있다. 프로이트의 수집품이라면 단연 남근상이라든지 춘화 같은 게 많을 것 같은데 그런 건 하나도 없다는 게 단점이라면 단점.
프로이트의 집무실에 걸려있던 그림들이란다.
왜 프로이트가 이러한 그림들을 자기 사무실에 걸어 놓았는지 자세히 설명이 써 있었는데... 무슨 내용인지 잊어버렸다.
프로이트 박물관의 홀 전경
프로이트가 로마 여행 당시 들고 다니던 지도. 위에서도 말했지만, 이 박물관은 프로이트의 해외 여행이 그 자신의 사상에 미친 영향들에 대해 집중적으로 다루고 있는데, 그 궤적을 추적해보는 재미가 생각보다 쏠쏠하다. 나도 프로이트의 이론을 전문적으로 공부한 사람은 아니라, 그가 신화에 대해 얼마나 많은 관심을 가졌으며 얼마나 많은 관련 저술을 남겼는지 잘 모르고 있었다. 생각보다 그리스 로마의 문화가 그의 사상에 미친 영향은 큰 것 같았다. 그의 말을 인용해본다. "정신분석학자는, 고고학자가 그러한 것처럼, 가장 깊숙한 곳의 진귀한 보물을 발견해 내기 위해 환자의 정신세계를 층층이 발굴해내야 한다"
프로이트가 여행할 당시 가지고 다녔던 물품들
그의 수집품들
그 유명한 프로이트의 안경이 이곳에 있다.
수집품들이 전시된 방 바로 옆에는 프로이트의 삶의 궤적이 사진 게시물들과 함께 전시돼 있다. 사실 게시물이래봤자 사진 몇장과 신문 기사 등이 전부다. 뭔가 기념비적인 유품이나 물건을 기대하고 간다면 크게 실망할 것이다. 게다가 게시물들에는 설명이 안되어 있어서 내용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오디오 가이드에 의존할 수 밖에 없는데, 이 오디오가 또 모든 게시물에 대해 녹음돼 있는 것도 아니다. 그래서 아무 의미 없이 그냥 눈으로만 흘깃 지나칠 수 밖에 없는 게시물들이 꽤 많았다.
프로이트 집무실에 있던 거울이란다. 진품일까 복제품일까? 거울 앞에 처음으로 자기 몸을 반사시켜보는 유아의 마음으로 거울에 나 자신을 반사시켜보았다.
나가는 길에 기념품 샵에 들러보았는데, 살만한 것이 없었다. 프로이트 관련 기념품은 차라리 유대인 박물관에 더 다양하게 있었던 것 같다. 여기 있는 것은 기껏해야 책 몇권과 엽서 몇 장이 전부다.
프로이트 박물관을 나와 알베르티나 미술관으로 향했다. 가는 길에 Freyung 이라는 거리를 지났는데, 부활절 기념품 시장이 열려 있었다. 아기자기한 소품들이 많았다. 간이 바 같은 것들도 설치돼 있었는데, 시간적 여유가 된다면 여기서 일광욕을 쬐면서 와인 한잔을 하고 싶었다. 그리고 다시 한번 느낀 거지만, 이 놈의 동네는 지독히도 깨끗하다. 시장인데도 우리나라 왠만한 백화점 실내 매장보다도 깨끗하게 정리돼 있었다.
조금 더 지나가면 Am Hof (암 호프) 라고 큼지막한 시장이 있다길래 가보았는데... 대대적인 공사가 진행중이었다.
암 호프에서 호프부르크Hofburg 궁전으로 향하는 길. 골목이 너무 예뻐서 사진으로 찍어봤다. 빈의 골목은 그 자체가 예술이다. 나중에 신혼여행 오기 딱 좋은 도시다.
호프부르크 궁전. 내 목적지는 이곳이 아니기에 간단히 사진만 한장 찍고 지나갔다.
호프부르크 궁전에서 알베르티나 미술관으로 향하는 길. 한 무리의 고등학생들이 견학을 나왔는지 미술관을 향해 가고 있었다. 그런데 그 중 한 젊은 남자 녀석이 나를 보고는 갑자기 손을 모으고 고개를 숙이며 이렇게 인사하는 것이었다. "곤니찌와~" 나는 내가 일본인이 아니고 한국인이며, 한국사람들은 곤니찌와가 아니라 안녕하세요라고 인사한다는 것을 각인시키...려고 했으나 너무 피곤하고 귀찮아서 그냥 곤니찌와 하고 대답을 해줬다.
알베르티나 미술관
드디어 알베르티나 미술관에 도착했다. 여기서 내가 본 인상적인 작품들 몇 개를 나열해 보겠다.
토끼 (Hare), 1502, 수채화, 뒤러
일단 이 미술관에서 간판으로 내걸고 있는 토끼 그림. 뒤러의 그림이다. 그림 크기는 생각보다 크지 않고, 그림의 퀄리티 같은 건 여기서 보는 것과 거의 유사하다. 여기서 보는 바와 같이 실제 그림도 털 같은 부분이 굉장히 세밀하게 묘사돼 있다. 그러나 나에게는 그저 그 뿐이었다. 잘 그린 실사화 같은 느낌이랄까? 수채화로 그린 것 치고 굉장히 세밀하다는 게 감동이라면 감동이었다. 나중에 미술을 전공하는 내 친구에게 물어보니, 수채화로 이런 털의 질감을 표현하는 게 굉장히 어려운 일이라고 한다. 수채화처럼 잘 번지고 수정이 잘 안되는 재료로는 세밀한 표현이 어렵기도 하거니와, 수채화로 저렇게 털 방향을 살려가며 몸체의 양감까지 표현하려면 대단한 관찰력을 지녀야 한다는 것. 게다가 토끼라는 모델이 가만히 앉아 있지도 않았을터, 그런 산만한 모델을 상대로 이런 섬세한 드로잉을 구현해냈다는 것은 대단한 능력이라고. 하지만 내가 수채화를 다뤄본 거라고는 초등학교 때 풍경화 그려본 게 전부라, 나로서는 그다지 큰 감동이 느껴지지 않았음을 고백한다. (친구로부터 저런 설명을 듣고 나니 그제서야 아 이 작품이 꽤나 대단한 놈이구나 하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카나리아의 날개 (Wing of a Roller), 1512, 수채화, 뒤러
두 번째는 뒤러가 그린 새의 날개 그림이다. 이 그림에서도 나는 그다지 큰 감동을 느끼지는 못했다.
노인의 초상 연구 (Head study of an old man), 1521, 브러시
세 번째는 뒤러가 그린 <노인의 초상 연구>다. 이 미술관에서 본 그림들 중 두번째로 마음에 들었던 그림이다. 뒤러의 그림들을 보면서 느낀 건, 그의 그림에서 명암 대비가 극명하게 이뤄지고 있다는 것이었다. 이것은 도서관의 화보집을 보면서는 잘 느끼지 못했던 측면들이었다. 이 노인 그림에도 그러한 측면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이 사진에서는 잘 느낄 수 없지만, 실물을 보면 이마 부분에 빛이 반사되는 쪽과 얼굴 왼쪽의 그늘진 부분이 굉장히 대비되듯이 표현되어 있다. 밝은 쪽은 엄청 밝게, 그리고 어두운 부분은 엄청 밝게. 이마 주름의 경우도, 주름이 패여진 곳과 마루 부분이 아주 확실하게 대비되고 있다. 그래서 이 그림을 실물로 보면 흡사 흑백 사진을 보고 있는 듯하다는 느낌이 든다. 흑백 사진 중에서도 조명의 대비를 최대한 활용한 그런 사진 말이다. 누아르 필름과 같은. 이 그림에는 그런 멋이 있다.
서재의 성 히에로니무스 (Saint Jerome in his Study), 1514, 판화, 뒤러
내가 이 박물관에서 본 그림 중 가장 마음에 들었던 그림. 사실 내가 처음 뒤러를 알게 된 건 그의 그림 <멜랑콜리아I>을 통해서였다. 당시 난 라스 폰 트리에 감독의 영화 <멜랑콜리아>를 분석하는 글을 쓰고 있었고, 멜랑콜리아와 관련된 자료를 찾아보던 중 뒤러의 그림을 알게 된 것이었다. 아리송한 표현으로 갖가지 해석을 불러일으켰던 그림. 사실 내가 정말 보고 싶었던 것은 바로 그 그림이었다. 하지만 여행을 계획하던 중 나는 <멜랑콜리아 I>이 내 여정지에 포함되지 않은 프랑크푸르트에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 결국 이 그림 보기를 포기할 수 밖에 없었다. 하지만 감히 말하겠다. 이 그림으로 인해 그 모든 아쉬움을 씻을 수 있었노라고. 사실 나는 여행에 앞서 뒤러의 그림을 공부할 때에 이 그림을 그다지 유의깊게 보지 않았었다. 그도 그럴 것이 이놈의 그림은 색깔도 없고 또 내가 별로 관심도 없는 판화 양식이었던 것이다. 하지만 기대가 작아서 감동도 컸던 것일까. 이 그림을 마주쳤던 당시의 상황을 묘사해보면 이렇다.
미술관에서 어떤 방에 들어갔는데, 그 방의 입구 바로 왼편 벽에, 즉 내가 입구를 향해 들어가면 나의 왼쪽 뒤에 위치하게 되는 바로 그 벽쪽에 판화 세 개가 걸려 있었다. 맨 왼쪽에는 이름 모르는 한 작가의 판화가, 중간에는 뒤러의 이 그림이, 오른쪽에는 또 다른 작가의 판화가 위치해 있었다. 나는 입구를 지나치자마자 얼굴을 돌려 이 그림들을 보았는데, 그 순간 팍! 하고 이 그림이 나의 시신경을 자극하는 것이었다. 이 그림은 양 옆의 다른 판화들에 비해 크기가 작은 편이었는데, 그 밀도는 압도적이었다. 내가 말하는 밀도라는 건 말하자면 이런거다. 우리가 종이에 아주 진한 검은색 선으로 얇게 등고선을 그린다고 쳐보자. 세밀하게 등고선을 몇개 그려 넣은 다음 그것을 멀리서 쳐다보면 그 등고선들이 오밀조밀 합쳐지면서 굉장히 밀도가 높다는 느낌을 받게 되지 않는가? 나는 그런 비슷한 느낌을 이 그림에서부터 느꼈던 것이다.
이 판화를 보고 있으면 그 세밀함에 놀라게 된다. 이 사진으로는 잘 느껴지지 않지만 이를테면 저기 앉아있는 사자의 털이나 나무 또는 석재의 결을 보고 있으면 과연 판화로 이정도의 정교함을 표현할 수 있는가 하고 혀를 차게 될 지경이다. 내가 앞서 뒤러 그림에 있어서의 명암대비를 이야기 했는데, 그러한 대비는 이 그림 속에도 잘 나타나고 있는 것이어서, 창가에서 빛이 들어오고 있는 부분이나 성인의 머릿쪽 후광 부분은 엄청 밝게 처리가 되고 창가 바로 아래의 그늘진 부분 같은 곳은 엄청나게 어둡게 처리가 되어 있다. 말하자면 그림 자체에 표현된 깊이가 굉장히 깊은 셈이다. 다른 판화들을 볼 때는 이 깊이가 굉장히 얕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었다. 물론 그 그림들에서도 어두운 부분과 밝은 부분이 대조적으로 표현되고, 동물의 털 등이 세밀하게 표현되어 있었지만, 어딘가 평면적이라는 느낌을 지울 수 가 없었던 것이다. 나는 이 그림의 깊이감과 입체감에 매료되어 한동안 눈을 뗄 수 없었다. <서재의 성 히에로니무스>는 여행 중 접한 가장 감동적인 작품 중 하나였다.
기도하는 손 (Praying hands), 1508, 브러시
또다른 유명한 작품으로 뒤러의 <기도하는 손>이 있는데, 이 작품도 그닥 감동적이지 않았다. 이 손과 관련해서 무슨 일화가 있다는데 그것도 그닥 감동적이지 않고... 그냥 잘 그린 손이라는 느낌이랄까. 내가 독실한 기독교인이었으면 이 그림에서 뭔가 다른 감화를 느꼈을지도 모르겠다.
큰 고기가 작은 고기를 먹는다 (Big fish eat little fish), 1556, 깃펜과 브러시
이 미술관에 브뢰헬의 그림 한 점이 있대서 구석구석을 뒤져 찾아낸 그림. "큰 고기가 작은 고기를 먹는다"라는 속담을 표현한 그림이다. 강자가 약자를 포식하는 무분별한 세계를 표현한 속담이라고 한다.
알베르티나 미술관에는 그 외에도 루벤스, 렘브란트, 실레 등의 그림이 다수 있었다. 하지만 루벤스와 렘브란트의 경우 이번 여행의 목적이 아니었고, 실레의 경우 앞으로 소개할 레오폴드 미술관 등에서 실켯 보게 될테니 여기서는 이만 생략하도록 하겠다. 다음 편을 기대하시라.
참고 : 알베르티나 미술관에 전시된 그림들의 목록을 보고 싶으면 이곳을 방문해보시라 : http://www.albertina.at/en/the_collection/graphic_arts/holdings_of_the_collection/renaissance_and_manneris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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