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을 쓸 때나, 영상을 제작할 때 어떤 프레임이 정해지고 나면 상당히 용이하게 작업이 진행되는 것을 경험한 적 있는가? 구조는, 전부는 아니지만, 상당부분 내용을 결정한다. 정신과적 치료에도 비슷한 구조의 문제를 건드리는 분야가 있다. 불면 치료 지침에 따르면, 환자들은 '잠이 올 때를 제외하고는' 침대에 눕는 것을 지양해야 한다. 침대라는 구조를 잠에 대해 조건화(Conditoning)시키되, 잠 이외의 용도로 쓰이는 것에 대해서는 소거(Extinction)를 진행시켜나가는 것이다. 이런 과정을 성공적으로 반복하면 환자는 침대가 있는 공간에 가기만 해도 잠이 오는 경험을 할 수 있게 된다. 비슷한 맥락에서, 가령 집에 들어가기만 하면 공부는 커녕 TV를 켠다고 해서 당신의 의지를 치료해야 하는 것만은 아니다. 이런 구조의 문제를 조금 더 확장할 수는 없는 걸까? 가령 부부가 화목할 수 있는 구조, 아버지가 자녀를 폭행하지 않을 수 있는 구조적 해결책은 없는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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