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Verleugnung]의 글188

시네마 : 운동-이미지 세미나 1 복습 Duration이란 무엇인가 : 우리는 운동을 추상화한다. 운동은 절편(section)들로 나뉜다. A라는 instatnt와 B라는 instant가 있다. 현대과학은 이 두 불연속적 instant를 '시간'이라는 평면 위에 투사하면서 연속성을 만들어낸다. 그러나 이는 만들어진 운동이지 실재의 운동이 아니다. 들뢰즈는 instant들의 사이 즉 movement의 section의 사이사이에 있는 그 짧은 틈들을 duration이라고 본다. 고대 그리스와 현대 과학 : 고대 그리스에서는 matter가 form들에 들어가면서 운동이 나타난다고 보았다. matter는 form A와 form B 사이를 왔다갔다하며 운동을 나타낸다. 그래서 운동을 분석하기 위해서 고대그리스에서는 특권화된 form들을 뽑아내고, 이런.. 2020. 8. 16.
동일시와 의태 의태란 모방같은 것이다. 나방들은 나무의 결에 맞추어 자신의 색깔을 바꾼다. 개구리들은 이파리 색깔과 자신을 비슷하게 만들어버린다. 사실 다위니즘을 따르는 진화론은 이것을 '자연선택'으로 환원해 설명하곤 한다. 그렇게 자연에 적응한 개체들만 선택되다 보니 그런 '비슷하게 닮은' 개체들만 남지 않았냐는 것. 그런데 세계 속에는 꼭 그렇게만 설명할 수 없는 '닮아가는' 현상들이 있기 마련이다. 우리는 애완동물을 키우면서 서로 닮아가고, 부부끼리는 서로 닮아간다. 친밀한 사람들끼리는 말투가 닮아가고 습관이 닮아간다. 내가 누군가의 말투와 행동을 닮는 과정을 설명할 때 정신분석학은 동일시 개념을 끌어온다. 우리는 누군가를 모델로 해서, 무의식적 과정 중에 그 모델을 닮아간다는 것이다. 그런데 이 동일시 개념에는.. 2020. 8. 15.
시네도키 뉴욕 몇몇 리뷰들에서는 의 상황을 영원회귀에 비유하더라. 영화는 일직선적인 시간 구조를 따르는 대신 지속적으로 도약하는 시간 구조를 다루고 있으며, 언제나 '현재'의 묘사만이 이루어지고 있다는 것. 주인공의 처지가 '지금 이 순간을 영원히 되풀이해 살 수 밖에 없는 인간'의 운명을 닮지 않았냐는 것이다. 근데 내가 영원회귀 개념을 잘 이해하지 못 해서 그런 건지 몰라도, 그렇게 와닿지는 않는 느낌이 든다. 정말이지 영원회귀 개념만큼 나를 혼돈에 빠뜨리는 개념도 없는 것 같다. 그러니까 말로 그걸 표현할 수는 있고, 어디 가서 끄적거릴 수는 없지, 그게 진짜 무엇인지, 왜 니체가 그런 개념을 창안할 수밖에 없었는지 '몸으로' 느끼기가 어렵다는 것이다. 내 지능이 딸리는 걸까? 심각한 오독일지 모르지만, 나는 개.. 2020. 8. 15.
데어 윌 비 블러드 폴 토마스 앤더슨의 영화를 항상 재밌게 봤더랬다. 좋아하는 감독들 중 하나다. 나 같은 영화는 그 중에서도 최애 영화에 속한다. 가 뛰어난 수작이라는 소문은 익히 들어본 바 있으나, 볼 기회가 없었다. 요즘 시간이 남아 다시 보게 됐다. 아무래도 지금 내가 하는 일이 일인지라, 일종의 정신역동적 관점을 갖고 영화를 볼 수밖에 없는 면이 있었다. 간단히 정리하자면 Arrogant type의 Narcissistic Personality Disorder, 그러니까 오만한 타입의 자기애성 성격 장애에 속하는 개인의 일생을 탁월하게 묘사했다고 여겨진다. 그는 타인을 신뢰하지 못 한다. 타인이란 그에게 수족일 뿐이다. 심지어 마지막에 아들과의 조우에서 그는 말한다. "사실 너는 고아였어. 내가 너를 데려온 건 단순.. 2020. 8. 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