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erleugnung]의 글188 실향민도 대상(Object)을 좇는다 저 멀리 시골에서 공중보건의 근무를 마치고 떠나던 날, 지독히도 큰 슬픔을 느꼈다. 나는 내가 다니던 길목과, 내가 살던 관사, 병원 로비의 모습을 사진에 담았다. 눈물이 찔끔 났다. 사람들은 그 장소에 사람들과의 추억이 묻어 있어 그런 거라고 말했다. 별로 공감이 가지 않았다. 내가 그 장소와의 이별에서 느꼈던 애도의 감정은 분명 공간적이고 지형학적인 것이었다. 아무리 뒤져봐도 그 애도 속에 인간의 자리는 없었다. 라는 영화는 그런 감정을 참 잘 담지 않았나 싶다. 뒤져보니 이 영화가 벌써 20년이나 됐단다. 내 친구들은 이 영화에 대한 이야기만 나오면 "윌슨 미안해~!"를 소리치며 낄낄거리곤 했다. 물론 나도 친구들을 따라 배구공을 향한 절절한 감정을 패러디하곤 했다. 그렇지만 친구들은 모를 것이다... 2020. 11. 10. 매니멀(Manimal)에 대하여 www.youtube.com/watch?v=p_ENdyEJO_Q # 영상에서는 게임들에서 등장하는 '소름끼치는' 버그들의 사례를 보여주고 있다. 개인적으로 42초부터 등장하는 의 버그가 인상 깊었다. # 영상에서 볼 수 있듯이, 이 버그에서는 왜인지 모르게 인간 npc와 동물 npc가 서로 혼합되어 버린다. 우리가 굳이 질료와 형식을 구분한다면, 여기서는 동물의 형식 속에 인간의 질료가 담긴 것 같은 모양새가 나타난다. 이 '혼합물(영어로는 Manimal이라고 부른다고 한다)'은 시각적으로 인간의 질적 특성을 보여주고 있으나, 그것이 프로그래밍 된 방식, 그것이 담겨진 틀은 동물의 그것을 따른다. 이것들은 두 팔을 펄릭이며 하늘을 날거나, 온 몸을 배배꼬며 뱀처럼 기어가거나, 멧돼지처럼 초원을 달리며 인.. 2020. 8. 29. <잃어버린 주말>, 1945 # 들뢰즈가 이 영화에 대해 강의를 한 적이 있다. 그는 영화의 쇼트와 쇼트가 연결됨으로써 만들어지는 것이 무엇인가? 라고 질문한다. 소비에트 몽타쥬 이론에서는 쇼트와 쇼트가 헤겔 식의 변증법마냥 충돌한다. 두 가지는 부정이라는 개념에 의해 충돌한다. 쇼트A와 쇼트B는 서로가 서로를 부정하며 충돌한다. 이 과정에서 A와 B가 지양되고 어떤 새로운 '개념'이 생겨난다. 소비에트 몽타쥬는 바로 그런 지양에 의한 개념의 '운동'을 이야기한다. # 그러나 들뢰즈가 보기에 '진짜 운동'은 그런 것에서 나오는 것이 아니다. 그것은 쇼트와 쇼트 사이에서 '발생'한다. 들뢰즈에게는 언제나 어떤 '전체성'의 개념이 있다. 베르그송으로 말하면 '지속'이다. 우리가, 과거 영화가 처음 발명됐을 시점에 자주 등장하곤 하던, .. 2020. 8. 27. 운동-이미지 세미나 2 들뢰즈에게는 세 가지 레벨이 있다. 첫째 : object. -> object는 closed system 안에 있는 것으로 간주된다. 둘째 : movement 셋째 : the whole = duration 영화로 치자면 첫째 : cineme (영화소) -> 이것들이 쇼트 안에 배치된다. 이 배치는 그 자체로 framing이며, closed system을 만드는 것이다. 둘째 : shot -> 이 안에서 운동이 나타난다. 셋째 : 영화 자체 -> 쇼트와 쇼트들이 호응하는 과정에서 duration이 나타난다. 여기서 (내 생각에) 셋째 레벨을 미분하면 둘째 레벨, 둘째 레벨을 미분하면 첫째 레벨이 나온다고 이해해도 될 것 같다. duration은 하나인가? 여럿인 것 같다. 그래서 sub-duration이라는.. 2020. 8. 25. 이전 1 ··· 17 18 19 20 21 22 23 ··· 47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