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이 인간을 본떠 만들었는데 그것들로부터 배울 것이 뭐 있겠냐는 말을 들었다. 어찌보면 오만한 생각은 아닌가. 창조자와 창조물 사이에는 포함관계가 성립하지 않는다. 히브리 그리스 민족의 신들이 인간들을 통제하지 못하는 이유는 그들의 전지전능함이 모자라서가 아니다. 창조자는 창조물이 가진 모든 속성을 보유하지 않는다.
사람들은 비행기와 배를 만들어놓고 자신이 하늘을 날고 바다를 헤엄치는 기계를 만들었다고 우쭐해한다. 그러나 창조자인 인간은 그저 그것이 자신들의 속성에 따라 공기와 물결을 타고 운동하는 것을 더 용이하게 해줄 뿐이다. 모든 사물에는 결이 있고, 그러한 사물의 결들이 모여 자연을 구성한다. 인간이 전능하게 기계를 만드는 것이 아니라, 인간 안의 자연이 기계 안의 자연을 촉발하고, 그것에 영향을 미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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